[솔루션 챌린지 TOP 3] 구급차에서 시작된 아이디어: 건국대 '아템포(Atempo)'팀

올해 아시아 태평양 지역 3,300여 명의 학생들이 참여한 구글 개발자 그룹이 주최한 '솔루션 챌린지(Solution Challenge)'에서 한국의 세 팀이 상위 10위에 선정되는 쾌거를 이루었습니다. 이들은 기술을 통해 우리 주변의 문제를 해결하고자 구글의 다양한 기술을 활용하여 인상적인 솔루션을 선보였습니다.
그중에서도 건국대학교 '아템포(Atempo)'팀은 AI 기반 응급실 매칭 솔루션 '메디콜(Medicall)'으로 최종 3위권에 포함되는 놀라운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응급실 뺑뺑이'라는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모인 네 명의 학생들. 이들의 열정 넘치는 도전과 생명을 살리는 기술 이야기를 직접 들어보았습니다.

Q. 팀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희는 건국대학교 GDG 온 캠퍼스(GDG on Campus) 소속 '아템포(Atempo)'팀입니다. 사회의 문제를 구글 기술로 해결하고자 모인 열정적인 대학생들입니다. 팀은 이지민(PM 및 모바일 개발), 주성천(서버 및 백엔드 개발), 장채영(AI 엔지니어), 송은서(AI 및 디자인)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저희는 응급의료체계, 그중에서도 '응급실 뺑뺑이' 문제를 해결하고자 '메디콜(Medicall)'이라는 앱을 개발했습니다.
Q. '메디콜'은 어떤 솔루션인가요?
메디콜(Medicall)은 응급의료 시스템의 응급환자 수용 불가 문제, 일명 '병원 뺑뺑이'를 해결하는 AI 기반 모바일 앱입니다. 구급대원이 환자의 위치와 증상을 입력하면, 구글 제미나이가 즉시 적합한 병원을 찾아 ARS(자동응답시스템)로 자동 연락 후 수용 가능하다고 응답한 병원과 연결해 줍니다. 앱 내에서 실시간 내비게이션도 제공되며, 플러터 기반으로 개발되었습니다. (GitHub: 모바일 앱, 서버, AI)
Q. '응급실 뺑뺑이'라는 주제는 어떻게 선정하게 되셨나요? 기획 과정이 궁금합니다.
이지민: 작년 솔루션 챌린지 탑 100 선정 경험을 통해 기획과 주제의 중요성을 절실히 느꼈고, 전체 기간의 25%를 기획에만 투자했습니다. 사회의 '문제'를 찾고 적절한 '솔루션'을 구상하는 것이 핵심이니까요.
장채영: 주제를 고민하던 중, 과거 어머니께서 갑자기 의식을 잃어 구급차로 이송되던 경험이 떠올랐어요. 구급대원분들이 병원에 일일이 전화를 걸어 수용 여부를 확인하는 과정을 반복해야 했죠. 이 비효율적인 과정을 개선하고 싶다는 생각에 헬스케어 분야를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이지민: 채영님의 이야기를 듣고 이 문제를 해결하면 사회적으로 큰 임팩트를 만들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저희는 바로 현직 의사분께 연락해 인터뷰를 진행했고, 이 문제가 실제 의료 현장에서도 시급히 해결해야 할 중대한 구조적 문제임을 확인했습니다. 기술은 실제 사용자의 필요에서 출발할 때 비로소 가치를 갖는다고 생각합니다.
Q. 실제 개발 과정은 어땠나요? 현장의 목소리를 듣기 위한 노력이 있었는지도 궁금합니다.
실제 개발에는 약 2~3개월이 소요되었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아이디어를 구체화하기 위해 현직 의사분과 직접 만나 인터뷰를 진행하며 저희 솔루션의 필요성을 검증받았습니다. 또한 비즈니스 모델과 상용화 과정에서 마주할 정부 규제에 대한 조언을 얻기 위해 다양한 창업 대회와 네트워킹 행사에 참여해 현직 스타트업 종사자, 투자자분들을 만나며 끊임없이 피드백을 구했습니다.
Q.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린 데모데이 현장은 어땠나요?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요?
본선은 필리핀 마닐라의 아시아개발은행(ADB) 본사에서 이틀간 진행됐습니다. 저희는 무대 발표 대신 부스에서 전 세계에서 온 구글 엔지니어, 정부 관계자,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직접 서비스를 시연했습니다. 기술 구조에 대한 구체적인 질문부터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검증까지, 실질적인 피드백을 받을 수 있는 소중한 기회였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한 심사위원분이 저희 부스로 다가와 "영상을 이미 다 봤고, 주제부터 디자인까지 모든 게 마음에 들어 이미 당신 팀에 투표했다"고 말씀해주셨을 때입니다. 또, 더운 여름날 을지로를 뛰어다니며 직접 제작한 X배너 덕분에 심사위원들의 이목을 끌 수 있었던 것도 뿌듯한 기억으로 남아있습니다.
Q. 프로젝트의 핵심 기술로 제미나이를 활용하셨습니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적용되었나요?
저희 프로젝트의 약 40%는 구글 기술을 활용했습니다. 특히 제미나이는 두 가지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했습니다. 첫째, 환자의 증상과 구급차의 현재 위치를 기반으로 적합한 병원 목록을 전문 진료과목, 거리, 예상 시간과 함께 자동 선별합니다. 둘째, 구급대원이 입력한 증상 정보를 자동으로 요약해 병원에 전달할 ARS 메시지 형식으로 변환해 줍니다. 이 외에도 플러터(Flutter), 구글 클라우드 플랫폼(Google Cloud Platform, GCP), 구글 지도 API 등 다양한 기술을 사용했습니다.

Q. 수상 이후, 정말 많은 변화가 있었다고 들었습니다.
네, 상은 시작에 불과했습니다. 마닐라 현지에서의 뜨거운 관심은 물론, 한국에 돌아와서는 구글코리아에서 직접 링크드인에 축하 글을 올려주셨고, 이를 시작으로 수많은 언론 인터뷰와 해커톤 멘토링 요청이 이어졌습니다.

무엇보다 가장 벅찼던 순간은 국립중앙의료원 중앙응급의료센터에서 직접 연락을 주셨을 때입니다. 저희가 해결하고자 했던 바로 그 시스템을 관리하는 국가 기관에서 저희의 기술을 실제 의료 현장에 어떻게 적용하고 연동할 수 있을지 함께 논의하고 싶다고 제안해주셨습니다. 이제는 단순한 프로젝트를 넘어, 국가 의료 시스템의 변화에 기여할 가능성이 열린 것입니다. 이 가능성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 저희는 '다이스랩(Dyce Lab)'이라는 스타트업을 설립하여 실제 상용화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Q. GDG 온 캠퍼스 활동이 이번 챌린지에서 어떤 도움이 되었나요?
주성천: 비전공자로서 홀로 개발을 해왔는데, GDG 온 캠퍼스에서 열정 있는 동료들을 만나 함께 학습하고 경험을 나누며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는 말처럼, 좋은 동료들을 만났기에 이 모든 것이 가능했습니다.
이지민: 1학년 때 프론트엔드와 백엔드 용어도 모르던 제가 GDG 온 캠퍼스 덕분에 수많은 기회를 얻고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GDG 온 캠퍼스는 제 인생의 전환점이자, 단순한 커뮤니티를 넘어 인생을 바꿔준 시작점이었습니다.

Q. 마지막으로, 솔루션 챌린지 참가를 고민하는 학생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실력이 아니라 열정으로 시작했다"는 말은 빈말이 아닙니다. 이 대회는 보상 대비 위험이 극히 낮은 무대입니다. 수상하지 못하더라도 문제 정의부터 프로토타이핑까지 전 과정을 경험하는 것만으로도 큰 자산이 됩니다. 스펙이나 경험의 부족은 참가를 미룰 이유가 아니라, 오히려 참가해야 할 이유입니다. 주저하는 그 순간에도 누군가는 이미 문제를 정의하고 있습니다. 뛰어들어야 배울 수 있습니다. 지금 바로 도전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