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AI 연구원이 그리는 '모두를 위한 AI'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서울대학교 AI 연구원에서 산학협력센터장을 맡고 있는 함종민이라고 합니다. 먼저, 서울대학교 AI연구원에 대해 간략하게 설명 드리자면, 서울대학교의 AI 연구를 총괄하고 통합 지원하기 위해 2019년에 설립되었고, 72개의 학과, 300명의 교수진, 3000명 이상의 연구원들이 참여하고 있으며, AI 분야의 국내 최대 대학 연구 기관으로서 ‘모두를 위한 AI’라는 비전 하에 AI 연구와 산학 협력을 선도하고 있습니다.
저는 현재 서울대학교 AI연구원 산학협력센터를 이끌고 있으며, 네이버 NSO(서비스 총괄), 삼성전자 서비스 기획·기술·UX 임원, LF(LG패션) CTO, 인공지능연구원(AIRI) 총괄부사장 등을 역임한 바 있습니다. 서울대 AI연구원에 합류한 후에는 국내 주요 테크 기업과 초대규모 AI 공동연구센터를 설립을 주도했고, 100개의 AI 스타트업을 육성하는 서울시의 ‘서울 AI허브’ 운영을 맡고 있습니다. 또한 다양한 산업 및 공공 교육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등 AI 기술의 공공 활용과 교육에 기여하고 있습니다.
AI 오퍼튜니티 펀드의 전략 파트너로 참여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저희 서울대 AI 연구원이 아시아 벤처 자선 네트워크(Asian Venture Philanthropy Network: AVPN)가 주도하고 아시아 개발 은행(ADB)이 지원하는 이번 ‘AI 오퍼튜니티 펀드’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된 가장 큰 계기는 연구원의 비전인 ‘모두를 위한 AI’와 맞닿아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이전에도 저희 연구원은 기업 임원분들을 위한 AI 최고경영자 과정이나 CJ, 우리은행 등 기업 맞춤형 교육처럼 다양한 산업 교육을 성공적으로 진행해 왔습니다.
하지만 이번 ‘AI 오퍼튜니티 펀드’ 프로젝트는 앞서 언급한 프로그램들과는 성격이 다릅니다. 이 프로젝트는 사회적 가치 창출을 목표로 하며, 특히 기술 발전의 사각지대에 놓인 계층을 지원한다는 점에서 더욱 특별한 의미가 있습니다. 국립대학 연구기관으로서 저희 연구원이 사회에 공헌하고 AI의 공익적 활용을 넓히는 데 적극적으로 기여하는 것이 의미 있다고 판단했고, 이러한 취지로 본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현재는 기초 AI 교육을 제공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지만, 앞으로는 공공기관 등으로 협력 범위를 넓히고 교육 대상과 수준, 내용도 더욱 심화할 계획입니다. 이를 통해 더 많은 사람에게, 더 깊이 있는 방식으로 AI 교육을 제공하는 것이 저희 연구원의 목표이며, ‘모두를 위한 AI(AI for All)’라는 비전을 실현해 나가는 하나의 방법이 될 것이라 기대하고 있습니다.
서울대 AI 연구원이 추구하는 ‘모두를 위한 AI’의 탄생 배경이 궁금합니다
‘모두를 위한 AI’라는 가치는 AI 기술이 특정 집단이나 산업에만 국한되지 않고, 사회 구성원 모두에게 이익을 가져다주어야 한다는 철학을 담고 있습니다. 서울대학교 AI연구원이 이러한 철학을 핵심 비전으로 삼게 된 배경에는, AI가 사회적 양극화나 편향을 심화시킬 수 있다는 문제의식과 함께, 기술 발전의 공공성을 지켜야 할 대학 연구기관의 시대적 책임감이 작용했습니다.
마찬가지로 구글도 2018년에 ‘AI 원칙(AI Principles)’을 통해 책임감 있는 AI를 위한 방향성을 공식화했습니다.
이처럼 서울대학교 AI 연구원과 구글은 AI 기술이 보다 포용적이고 지속 가능한 방향으로 발전해야 한다는 데 깊이 공감하고 있으며, 이러한 철학과 방향성을 바탕으로 서로 협력하고 기여할 부분이 많다고 믿고 있습니다.
서울대 AI연구원의 역할과 주요 활동은 무엇인가?
저희 서울대 AI 연구원은 이번 프로젝트에 선정된 국내 교육기관들이 각자의 교육 대상에게 AI 교육을 효과적으로 제공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이를 위한 주요 활동은 크게 두 가지로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첫째, AVPN과의 협업을 통해 구글의 AI 전문가들이 만든 ‘구글 AI 에센셜(Google AI Essentials)’ 강좌를 한국 상황에 맞게 현지화하고 보완한 공통 AI 커리큘럼을 개발했습니다. 이 과정은 AVPN이 구글의 강좌를 강사 양성의 맥락에 맞추어 재구성하고, 각국의 전략적 파트너들이 이에 대한 피드백을 주고받는 방식으로 시작되었습니다. 이후 서울대 AI 연구원이 해당 커리큘럼을 국내 상황에 맞게 현지화하는 작업을 맡았으며, 기존 콘텐츠가 기초 AI 교육 중심이라는 점을 고려하여 국내의 무료 AI 교육 콘텐츠를 모아 심화 학습용 리소스맵을 커리큘럼에 포함시켰습니다. 또한, 한국에서 AI를 활용해 혁신을 이룬 다양한 사례를 소개해 AI 기술 활용 방안을 구체적으로 인식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전체 과정에서 AVPN은 방향성과 피드백을 제시하였으며, 다른 전략적 파트너의 중간 결과물을 공유함으로써 인사이트를 공유할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해주었습니다.

둘째, 선정된 국내 교육 기관의 교육자들을 대상으로 TTT(Train-The-Trainer, 교육자 양성)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 프로그램의 기본 구조는 AVPN이 설계한 것으로, 참여자들이 공통 AI 커리큘럼을 학습한 후, 대면 및 비대면 세션을 통해 AI 교육에 대한 인사이트를 서로 공유하는 방식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서울대 AI 연구원은 이 구조를 바탕으로, 국내 교육 기관들이 교육 대상의 특성과 AI 교육에 대한 수요를 반영하여 커리큘럼을 맞춤화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AVPN은 국내 교육 기관으로 ‘지니파이’와 ‘어썸스쿨’을 선정했습니다. 지니파이는 국내 최대 AI 커뮤니티 ‘지피터스’를 운영하고 있으며, 어썸스쿨은 학생과 교사를 대상으로 오랜 시간 디지털 교육을 진행해왔습니다. 이처럼 충분한 역량과 열의를 갖춘 교육 기관이 선정된 덕분에, TTT 프로그램도 내실 있게 운영될 수 있었습니다. 특히 커스터마이징 아이디어를 구상하고 발표하는 세션에서는 참여자들이 각자의 교육 운영 경험과 AI 도구 활용 경험에서 우러나온 피드백을 주고받으며 함께 인사이트를 확장해 나가고 있습니다.
현재 국내 선정 기관은 이 프로그램을 통해 도출된 아이디어와 상호 피드백을 바탕으로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습니다. 서울대 AI 연구원은 해당 콘텐츠를 대상으로 베타 테스트를 진행하여, 각 기관이 실제 학습자들의 경험을 바탕으로 콘텐츠를 수정•보완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입니다.
지니파이와 어썸스쿨과는 어떤 방식으로 협업하는지 궁금합니다
지니파이와 어썸스쿨은 각각 취업 준비생과 교사를 교육 대상으로 이번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두 그룹 모두 AI에 대한 전문 지식 습득 자체보다는 실제 업무에서 AI를 어떻게 활용할지에 대한 관심이 높다는 공통점이 있어서, 두 기관 모두 AI 도구 활용에 초점을 맞춰 커리큘럼 맞춤화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저희 서울대 AI 연구원은 TTT 프로그램을 통해 이러한 커스터마이징 아이디어에 대해 피드백을 제공하고, 베타 테스트를 기획하여 실제 교육 대상의 반응을 토대로 콘텐츠를 수정·보완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습니다.
취업 준비생의 경우 교사에 비해 교육 대상의 범위가 다소 넓은 편입니다. TTT 프로그램 초기에 지니파이는 다양한 직군을 포괄하기 위해 학습자들이 자신의 관심 분야에 맞춰 AI 도구를 직접 활용하고 그 결과를 공유하는 형태로 프로그램을 설계했습니다. 그러나 AI 입문자에게는 이러한 방식이 다소 어렵게 느껴질 수 있다는 피드백이 있었습니다. 이에 지니파이는 확장 가능성이 높은 마케팅 직군을 중심으로 베스트 사례를 먼저 개발해 강의 형태로 제공하고, 이후 학습자들이 각자의 관심 직군에 맞춰 AI 활용을 시도해보는 방식으로 전환했습니다. 또한, 다양한 직무를 준비하는 취업 준비생들이 공통적으로 필요로 하는 부분에 맞춰, 지니파이는 전체 교육 과정을 ‘자신에 대한 이해 – 이력서 작성 – 자기소개서 작성 – 면접 준비’의 흐름으로 구성하고, 각 단계별로 AI 도구를 활용할 수 있도록 준비 중입니다.

교사는 취업 준비생보다는 교육 대상이 비교적 명확하지만, 교사 집단 내에서도 디지털 도구 활용 수준에 차이가 존재합니다. 어썸스쿨은 다양한 디지털 도구 활용 수준을 갖춘 교사들이 공통적으로 만족할 수 있는 AI 교육 콘텐츠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이를 지원하기 위해 서울대 AI 연구원은 베타테스트 단계에서 디지털 활용 역량이 각기 다른 교사 패널을 모집하여, 실제 교육 현장에서의 콘텐츠 사용성과 난이도를 검증할 수 있도록 계획하고 있습니다.
AI 역량 개발이 한국 사회에서 특히 중요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한국은 산업 전반에서 새로운 기술 도입 속도가 매우 빠른 사회로 알려져 있습니다. AI 분야 역시 예외가 아니어서, 실제 현장에서 업무 방식과 요구 역량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빠른 변화는 AI 기술을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긍정적인 흐름을 만드는 동시에, 아직 준비되지 못한 개인·기업·기관 간의 기술 격차나 이로 인한 실직, 취업난과 같은 사회적 이슈를 야기하기도 합니다.
구글닷오알지의 AI 오퍼튜니티 펀드는 바로 이러한 시점에서 청년들의 취업 기회와 AI 역량을 체계적으로 지원하는 공익 프로젝트라고 생각합니다. 이 프로젝트가 우리 사회가 직면한 디지털 격차를 해소하고 포용적 성장을 이끌어내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합니다. 서울대학교 AI연구원은 국내 현장 상황에 특화된 교육 콘텐츠와 교육자 양성 프로그램을 제공함으로써, 보다 많은 청년들이 AI를 활용할 수 있도록 돕고자 합니다.
한국 사회가 마주한 급격한 AI 도입과 기술 격차라는 과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 AI 오퍼튜니티 펀드와 같은 공익형 프로젝트의 가치는 더욱 중요해질 것입니다. 구글과 같은 글로벌 테크 기업들이 앞장서서 이러한 프로그램을 추진하는 것은 변화의 시대에 더 나은 사회를 만드는 데 중요한 기여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협력을 통해 서울대 AI 연구원에서 기대하는 변화는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저희 서울대 AI연구원은 그동안 대기업 및 공공기관과 함께 산학협력 연구개발(R&D)이나 기업 맞춤형 교육 프로그램 등을 활발히 진행해 왔습니다. 이번 구글닷오알지, AVPN과의 협력은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하면서도 ‘공공성 프로젝트’라는 새로운 차원을 더했다는 점에서 특히 의미가 큽니다. 단순히 특정 기업이나 단체를 위한 맞춤형 교육을 넘어, 더 많은 사람들이 AI를 활용하여 사회에 기여할 수 있도록 돕는 프로젝트이기 때문입니다.
이를 통해 저희 서울대 AI 연구원은 기존의 연구와 교육 경험을 토대로, 공익적 가치를 실현하는 새로운 산학협력 모델을 더욱 확장해 나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다양한 지역이나 계층을 대상으로 한 AI 기초 교육과 역량 개발을 보다 체계화함으로써, “AI는 전문 기술이 아니라 누구나 활용할 수 있는 도구”라는 저희의 핵심적인 관점을 더욱 구체적으로 실현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무엇보다 연구원은 이번 협력에서 얻는 노하우를 바탕으로, 앞으로 사회적 편익과 공공성을 강조하는 프로젝트를 지속적으로 기획하고 운영하고자 합니다. 이는 연구원 설립 당시부터 지향해 온 '모두를 위한 AI(AI for All)'라는 비전과도 맞닿아 있습니다. 앞으로 다양한 분야·산업·계층에 대한 AI 교육·지원 체계를 강화하여, 디지털 격차를 줄이고 사회적 문제 해결에 기여하려 합니다.
결론적으로, 이번 협력은 서울대 AI연구원이 공익형 산학협력을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삼아, AI 기술이 사회 전반에 널리 확산되도록 돕는 귀중한 기회가 될 것입니다. 이는 AI가 특정 전문가나 기업의 전유물이 아니라, 모두를 위한 생활 속 도구가 되도록 이끄는 중요한 한 걸음이기도 합니다.

AI가 일상 속 과제를 실질적으로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되었던 사례가 있었다면 소개 부탁드립니다
이번 프로젝트를 위한 랜딩 페이지 제작을 담당했던 연구원의 사례를 공유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본 프로젝트용 랜딩 페이지 및 과제 수합 시스템은 별도의 학습관리시스템(LMS) 없이 노션(Notion)으로 구현되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과제 취합 및 확인 작업을 자동화하기 위해 '구글 앱스 스크립트(Google Apps Script)'와 메이크(MAKE)를 사용했습니다. 이 업무를 담당한 연구원은 전문적인 코딩 지식이 많지 않은 상황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생성형 AI 도구의 지원을 통해 필요한 코드를 작성하고, 오류가 발생했을 때 디버깅까지 성공적으로 해낼 수 있었습니다.
이처럼 AI는 새로운 분야에 대한 학습에서부터 실제 업무 적용에 이르기까지, 많은 사람들에게 광범위한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구글의 AI 기술을 사용하면서 인상 깊었던 점이나 실제 현장에서 활용 사례가 있다면 말씀 부탁드립니다
저희가 진행한 TTT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타겟층을 위한 AI 도구 활용 시연’ 세션을 진행한 적이 있습니다. 이 세션에서 접했던 ‘노트북LM(NotebookLM)을 활용한 취업 준비’ 사례를 공유해드리고 싶습니다.
해당 발표에서는 노트북LM이라는 도구를 활용해 채용 공고, 이력서 초안, 기업 분석 자료 등을 통합적으로 관리하고, AI 기반의 요약 및 비교 분석 기능을 통해 맞춤형 취업 전략을 수립하는 워크플로우가 소개되었습니다.
이 워크플로우에서 특히 인상 깊었던 점은, 제미나이의 ‘딥 리서치(Deep Research)’ 기능을 활용하여 기업과 직무에 대한 자료를 수집하고, 이를 구글 문서(Google Docs)로 내보낸 후, 다시 노트북 LM에 소스 자료로 업로드하는 전체 과정이 매우 간단했다는 것입니다. 구글의 AI 도구와 기존 구글 워크스페이스 도구들 간의 뛰어난 연동성을 기반으로, 사용자가 별다른 추가 작업 없이도 정보 수집부터 분석, 전략 수집까지의 전 과정을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음을 체감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같은 작업을 다른 생성형 AI 도구로 진행했을 때와 비교해 노트북LM은 많은 양의 자료를 업로드해도 환각현상이 적고, 답변의 출처를 명시해 사용자가 AI 도구의 응답 오류를 쉽게 검토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점이 돋보였습니다.
더불어 노트북LM의 ‘AI 음성 개요’ 기능도 매우 유용하게 느껴졌습니다. 다소 어렵거나 분량이 많은 정보를 업로드해도, 이를 마치 팟캐스트처럼 요약해서 들려주기 때문에 정보를 훨씬 쉽고 재미있게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TTT 프로그램을 준비하던 당시에는 AI 음성 개요 기능이 영어만 지원해서 아쉬움이 컸고, 그래서 다른 텍스트-음성 변환(TTS) 도구와 통합하여 AI 음성 개요 기능을 구현해보는 시나리오를 만들어 공유하기도 했었습니다. 그런데 마침 지난 4월 29일을 기점으로 이제 한국어도 지원한다고 하니, 앞으로 노트북LM의 활용도가 더욱 높아질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