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AI, 같이 갑시다!” – 순다 피차이 구글 CEO, 국내 크리에이터 조코딩과 인터뷰
지난 5월 21일(미국 현지시간) 미국 마운틴뷰에서 진행된 구글의 글로벌 연례 개발자 컨퍼런스 ‘구글 I/O 2025’ 행사 현장에서 국내 IT분야 크리에이터 겸 개발자 조코딩(JoCoding)이 순다 피차이(Sundar Pichai) 구글 CEO를 인터뷰하였습니다.
이번 인터뷰에서는 한국 기업과의 협업으로 눈길을 끈 안드로이드 XR, AI 에이전트, 코딩 교육의 미래, AI가 가져올 검색의 진화 등 다양한 주제를 중심으로 구글의 방향성과 철학이 소개되었습니다.
*작성자: 아래 내용은 실제 인터뷰 내용을 더 풍부하게 담아내도록 수정된 녹취록입니다.
조코딩(JoCoding): 안녕하세요, 순다님. 이렇게 만나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순다 피차이(Sundar Pichai) CEO: 안녕하세요, 조코딩님. 저도 만나서 반갑습니다. 늘 성공적인 모습 보기 좋습니다. 축하드립니다. 구독자들분들께서 정말 열정적이신 걸로 알고 있습니다. 오늘 함께 이야기 나누게 되어 기대됩니다.
조코딩: 저는 유튜버 조코딩이라고 하고, AI 기술, 그리고 코딩을 주제로 활동하는 유튜브 크리에이터입니다. 오늘 ‘구글 I/O 2025’에서 공개된 내용 중 안드로이드 XR 발표가 특히 인상 깊었습니다. 우연히도 제가 젠틀몬스터 선글라스를 하나 가지고 왔습니다. 발표 이전에 구매한 건데요, 한국의 젊은 세대들 사이에서 정말 인기가 많습니다.
순다 CEO: 정말 멋지군요. 아시겠지만 저희도 안드로이드 XR 전반에 있어서 삼성과 함께 ‘프로젝트 무한(Project Moohan)’을 매우 긴밀하게 진행하고 있습니다. 최고의 경험을 만들어내기 위해 정말 한 팀처럼 협업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한국 시장에 대해서도 매우 기대가 됩니다.
조코딩: 이번 인터뷰를 준비하며 제미나이(Gemini)에게 “순다 피차이와 인터뷰를 하는데 좋은 인상을 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라고 물어보았더니, 제미나이가 정말 유용한 조언을 많이 해줘서 인터뷰 준비에 큰 도움이 됐습니다. 순다 님은 일상 생활이나 업무에서 제미나이를 어떻게 활용하고 계신가요?
순다 CEO: 업무적인 맥락에서 한 예를 들자면, 이번 구글 I/O 기조연설 준비 과정에도 제미나이를 활용했습니다. 발표 대본을 제미나이에 넣고 이 대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어봤습니다. 심지어 “사람들이 이걸 들으면 어떻게 반응을 할까?” 같은 질문도 할 수 있죠. 저에겐 마치 ‘슈퍼 어시스턴트’ 같은 존재입니다. 무언가 떠오르면 바로 검색을 하거나 제미나이에 물어보는 식으로 자연스럽게 활용하고 있습니다. 바이브 코딩(vibe coding) 등도 시도해봤고요. 정말 놀랍습니다. 사용하는 재미도 크고요.
또 예를 들자면 배우고 싶은 주제가 있을 때 유튜브에서 그걸 볼 수도 있지만 제미나이에게 “이 개념 좀 설명해 줘”라고 물어보기도 합니다. 이렇게 수시로 제미나이와 상호 작용하면서 배우는 과정이 정말 즐겁습니다. 이런 다양한 방식으로 자주 활용하고 있습니다.
조코딩: 요즘 AI 업계에서 가장 뜨거운 주제 중 하나는 AI 에이전트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AI 에이전트에 대해 예측하기로 자비스(Jarvis) 같이 복잡한 업무를 스스로 수행하는 에이전트를 기대하는데, 이러한 AI 에이전트 시대에 대해 구글은 어떤 비전을 그리고 있나요?
순다 CEO: 이용자들이 실제로 하는 일을 보면 사람들이 일상에서 반복적으로 업무를 수행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무언가를 사기로 마음 먹었다고 가정했을 때, 구매를 완료하기까지 거쳐야 할 여러가지 단계가 있습니다. 저희는 그런 순간들에서 이용자들을 도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일상 속에서 그들을 대신해 일을 해줄 수 있도록 말이죠. 이러한 생각에서 저희가 AI 에이전트를 시작하게 된 겁니다. 그리고 사실 이 개념 자체가 정말 강력합니다. 예를 들어 당신이 개발자로서 큰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싶다면 10개씩 되는 작업을 시작한 후 AI 에이전트에게 맡기고 다음 날 아침에 결과를 확인하는 방식도 가능해집니다.
우리는 이런 것들이 이용자들이 그들의 시간에 더 집중하고 그들의 창의성에 더 집중해 만족감을 느낄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반복되는 업무는 일상 속에서 덜어주는 거죠. 장기적으로 이 개념은 모든 분야에서 적용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만약 당신이 과학자라면 당신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AI 코사이언티스트(AI co-scientist)나 알파이볼브(AlphaEvolve)를 쓸 수 있겠죠. 많은 사람들이 일을 하면서 ‘파트너’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에이전트’가 그런 파트너로서 당신과 일을 같이 할 수 있습니다. 그게 바로 가장 기대되는 부분입니다.
조코딩: 조코딩이라는 채널 이름에서 눈치채셨겠지만, 저는 코딩 교육에 정말 관심이 많습니다. ‘스(Jules)’나 ‘스티치(Stitch)’ 같이 오늘 발표된 혁신적인 개발자 툴을 보며 앞으로 AI가 코딩을 어떻게 바꿀지, 또 개발자의 역할은 어떻게 변화할 지 궁금해졌습니다. AI가 코딩에 큰 도움을 주는 시대가 오고 있는데, 앞으로의 코딩 교육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그리고 개발자들이 집중해야 할 핵심 역량은 무엇일까요?
순다 CEO: 새로운 툴을 배우면서 코딩의 기본기를 계속 이해하고 있는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하는 일에는 창의적인 부분도 분명히 있지만, 반대로 상당 부분은 지루하고 반복적인 작업도 많습니다. 이제부터는 누구나 성취할 수 있는 목표를 더 크게 상상하길 바랍니다. 앞으로 더 많은 에이전트들이 많은 일을 대신해줄 수 있을테고, 그게 바로 당신의 기회가 될 것입니다.
다양한 코딩 툴을 사용해보면서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 익히는 것과 함께, 프로그래밍의 본질을 꾸준히 연마해 나가는 태도가 중요합니다.
조코딩: 그렇다면 교육 전반에서 구글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보십니까?
순다 CEO: 저희는 이미 학습 특화 모델인 ‘런LM(LearnLM)’을 제미나이에 도입하고 있습니다. 이 기술들은 제미나이 모델을 학습이라는 목적에 맞게 잘 정의해주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학습은 다른 영역들과 달리 단순한 정보 전달을 넘어 상호작용이 중요하기 때문에, 제미나이가 퀴즈를 출제하거나 대화를 통해 개념을 강화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학생이 아이디어를 공유할 때 ‘비오 3(Veo 3)’를 활용해 프레젠테이션 대신 멋진 영상을 만들 수 있다면 훨씬 더 창의적인 교육 환경이 될 것입니다. 이제는 그 어느 때보다도 더 창의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시대가 된 겁니다. 그리고 뭔가 궁금한 게 생기면 언제든지 바로 배울 수 있고요. 그래서 이 모든 변화들이 교육을 더 나은 방향으로 바꾼다고 생각합니다. 교사와 학생 모두 더 강력하고 쌍방향적인 툴을 갖게 된 겁니다. 전환기는 항상 혼란스럽겠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정말 엄청난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조코딩: 많은 전문가들이 AI가 검색의 패러다임 자체를 바꾸고 있다고 합니다. 구글의 핵심 비즈니스 모델에도 상당한 영향을 줄 수 있는 변화인데요, 구글은 이런 변화에 어떻게 대응하고 있나요? 그리고 AI 시대의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는 어디에 있다고 보십니까?
순다 CEO: AI는 검색, 유튜브, 클라우드, 웨이모(Waymo), 구독 모델 등 모든 사업 영역에 적용 가능한 수평적 기술입니다. 이미 검색에도 오랜 시간 AI를 활용해 왔고, 최근 도입한 AI 개요(AI Overview)에 대한 이용자 반응도 긍정적이고 실제 사용량도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AI 모드를 통해 더 확장해갈 수 있다고 봅니다. 이용자들은 더 다양한 유형의 질문을 하게 되었고, 검색을 통해 시도하는 일의 범위가 넓어졌을 뿐 아니라 새로운 사용 사례도 계속 등장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구글에게도 굉장히 큰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조코딩: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도 생기고 있습니까?
순다 CEO: 네. 오늘 발표한 ‘구글 AI 울트라(Google AI Ultra)’가 그런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중 하나라고 할 수 있고, 그런 것들이 구글에게 기회가 되는 거죠.
조코딩: 오늘 정말 감사드립니다. 마지막으로 한국 이용자를 위한 짧은 응원의 한마디 부탁드려도 될까요? 구글은 한국에서 처음으로 머신러닝 부트캠프를 열고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최초로 구글 스타트업 캠퍼스(Google for Startups)를 열기도 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슬로건으로 마무리해보면 어떨까요? 한국어 슬로건입니다. ‘한국의 AI, 같이 갑시다’라는 뜻입니다.
조코딩 & 순다 CEO: “대한민국 AI, 같이 갑시다!” ("Korea AI, we go together!”)
순다 CEO: 제가 한국에 갈 때마다 항상 너무 좋았고, 정말 놀라운 나라라고 생각합니다. 한국은 늘 새로운 기술을 선도해 온 나라입니다. 제가 기대하는 것 중 하나로, 구글 미트(Google Meet)와 안드로이드 XR에서 실시간 음성 번역 기능을 적용하는 중인데 제가 영어로 하는 이야기가 당신의 구독자를 위해 한국어 자막으로 뜨는 겁니다. 다음 기회에 시도해 보면 좋을 것 같네요.
조코딩: 너무 좋습니다. 오늘 감사합니다, 순다님. 정말 유익한 시간이었습니다.
순다 CEO: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