퀀텀 에코스: 양자 컴퓨팅의 실질적인 응용을 향한 큰 도약
편집자 주: 오늘 구글은 역사상 최초로 양자 컴퓨터가 검증 가능한 알고리즘을 성공적으로 실행하며 기존 슈퍼컴퓨터보다 13,000배 빠른 속도를 달성한 획기적인 연구 결과를 발표합니다. 이번 성과는 양자 컴퓨터가 분자 구조를 계산할 수 있음을입증한 것으로, 이는 양자 컴퓨팅을 실질적인 문제 해결에 적용하는 길을 여는 중요한 이정표가 되었습니다. 이 발전은 수십 년에 걸친 연구와 지난 6년간 이어진 주요 기술적 돌파를 기반으로 이루어졌습니다. 구글은 2019년, 기존 슈퍼컴퓨터로는 수천 년이 걸릴 문제를 양자 컴퓨터가 해결할 수 있음을 최초로 입증했습니다. 그리고 2024년에는 새로운 '윌로우(Willow)' 양자 칩을 통해 30년 가까이 과학계가 직면해온 오류 문제를 획기적으로 줄이는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오늘의 발표는 의학, 신소재 과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실제적인 발견을 이끌 수 있는 양자 컴퓨터 실현에 한 걸음 더 가까워졌음을 의미합니다.
바다 깊은 곳에 실종된 배를 찾는다고 상상해 보세요. 기존 컴퓨터에서 신호 처리를 하는 음파 탐지기는 흐릿한 형체를 보여주며 "저 아래에 난파선이 있다"고 알려줄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배를 찾는 것을 넘어 그 선체에 새겨진 이름표까지 읽을 수 있다면 어떨까요?
바로 그 수준의 정밀도를 구글은 윌로우(Willow) 양자 칩으로 구현해 냈습니다. 오늘 구글은 양자 컴퓨팅이 기존 컴퓨터의 한계를 뛰어넘어 실제 세계에 적용되는 첫걸음을 내딛는 중요한 알고리즘 혁신을 발표합니다. 구글은 오늘 발표된 네이처 지 논문에서 '퀀텀 에코스(Quantum Echoes)'라고 부르는 OTOC(out-of-order time correlator) 알고리즘을 실행하여, 사상 최초로 검증 가능한 양자 우위를 입증했습니다.

에코스는 분자, 자석, 블랙홀에 이르기까지 자연 속의 구조를 이해하는 데 유용합니다. 구글은 윌로우 양자 칩에서 이 알고리즘을 실행한 결과, 세계에서 가장 빠른 슈퍼컴퓨터의 최고 성능 고전 알고리즘보다 13,000배 빠른 처리 속도를 입증했습니다.
또한, 구글은 별도의 개념 증명(proof-of-principle) 실험(Quantum computation of molecular geometry via many-body nuclear spin echoes, arXiv 게시 예정)을 통해 ‘분자 자(molecular ruler)’라고 불리는 새로운 기법이 기존보다 더 긴 분자 내 거리까지 측정할 수 있으며 핵자기 공명(NMR) 데이터를 이용해 화학 구조에 대한 더 풍부한 정보를 얻을 수 있음을 보여줬습니다.
퀀텀 에코스 알고리즘: 검증 가능한 양자 우위
이번 성과는 역사상 최초로 양자 컴퓨터가 슈퍼컴퓨터의 능력을 뛰어넘는 검증 가능한 알고리즘을 성공적으로 실행한 사례입니다. 양자 검증 가능성(quantum verifiability)은 구글의 양자 컴퓨터 또는 동일한 수준의 다른 양자 컴퓨터에서 동일한 결과가 반복적으로 도출되어 결과의 정확성과 신뢰성을 직접 입증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이처럼 반복 가능하면서도 기존의 컴퓨팅을 뛰어넘는 계산은 확장 가능한 검증의 기반이 되며, 양자 컴퓨터가 실제 응용에 활용 가능한 도구로 발전하는 데 중요한 전환점을 마련합니다.
구글의 새로운 기술은 매우 정교하게 설계된 메아리와 유사한 방식으로 작동합니다. 정밀하게 조율된 신호를 양자 시스템(윌로우 칩의 큐비트)에 입력한 후, 그 진화 과정을 역방향으로 되돌려 다시 돌아오는 '메아리(에코스)'를 감지하는 방식입니다.
이 퀀텀 에코스는 양자 파동이 합쳐져 더 강해지는 현상인 보강 간섭(constructive interference)에 의해 증폭되기 때문에 더욱 특별합니다. 이 원리를 통해 구글은 측정의 민감도를 믿을 수 없을 정도로 향상시킬 수 있었습니다.
설명: 105개의 큐비트 배열에서 퀀텀 에코를 생성하는 4단계 과정을 보여줍니다. 연산을 순방향으로 실행한 뒤 하나의 큐비트를 교란하고 연산을 역방향으로 실행 후 결과를 측정합니다. 신호의 중첩 정도를 통해 교란이 윌로우 칩 전체에 어떻게 확산되는지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퀀텀 에코스 알고리즘의 구현은 윌로우 칩의 양자 하드웨어 기술 발전 덕분에 가능했습니다. 작년 윌로우는 최대 양자 상태의 복잡성을 측정하기 위해 설계된 테스트인 '무작위 회로 샘플링(RCS: Random Circuit Sampling)' 벤치마크를 통해 그 성능을 입증한 바 있습니다. 퀀텀 에코스 알고리즘은 물리적 실험을 모델링한다는 점에서 새로운 차원의 과제를 제시합니다. 즉, 이 알고리즘은 복잡성뿐만 아니라 최종 계산의 정밀도까지 테스트합니다. 이것이 바로 구글이 이 기술을 '양자적으로 검증 가능'하다고 부르는 이유이며, 이는 동등한 수준의 다른 양자 컴퓨터로도 결과를 교차 검증할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정확성과 복잡성을 모두 충족하기 위해서는 하드웨어가 극도로 낮은 오류율과 고속 연산 능력이라는 두 가지 핵심 특성을 반드시 갖춰야 합니다.

실질적인 응용을 향하여
양자 컴퓨터는 원자와 입자의 상호작용 그리고 분자의 구조와 형태 등 양자 역학적 현상을 모델링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합니다. 과학자들이 화학 구조를 이해하기 위해 사용하는 도구 중 하나가 바로 MRI 기술의 핵심 과학이기도 한 핵자기 공명(NMR)입니다. NMR은 원자의 위치를 볼 수 있을 만큼 강력한 분자 현미경 역할을 하여 분자의 구조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합니다. 분자의 형태와 동역학을 모델링하는 일은 화학, 생물학, 재료 과학의 근간이며, 이러한 분야의 발전은 생명 공학에서부터 태양 에너지, 핵융합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의 진보를 뒷받침해 왔습니다.
이 접근법을 검증하기 위한 개념 증명 실험에서, 구글은 UC 버클리 대학과 협력해 윌로우 칩에서 퀀텀 에코스 알고리즘을 실행했습니다. 이 실험에서는 15개 원자로 구성된 분자와 28개 원자로 구성된 분자를 분석했으며, 양자 컴퓨터로 얻은 결과는 전통적인 NMR의 결과와 일치했을 뿐만 아니라, 일반적으로 NMR에서는 얻을 수 없는 구조 정보까지 밝혀냈습니다. 이는 구글의 접근법의 타당성을 보여주는 중요한 검증입니다.
망원경과 현미경이 이전에는 볼 수 없던 새로운 세계를 열어 주었듯이, 이번 실험은 지금까지 관찰할 수 없었던 자연 현상을 측정할 수 있는 '퀀텀-스코프(quantum-scope)'로 나아가는 첫 걸음이 되었습니다. 이는 양자 컴퓨터에서만 가능한 단기 응용 분야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줍니다. 양자 컴퓨팅으로 성능이 향상된 NMR 기술은 신약 개발 분야에서 잠재적 약물이 표적 단백질에 어떻게 결합하는지 분석하거나, 고분자, 배터리 부품, 심지어 큐비트를 구성하는 물질과 같은 신소재의 분자 구조를 규명하는 데 강력한 도구가 될 수 있습니다.
다음 단계
퀀텀 에코스 알고리즘을 통해 사상 최초로 검증 가능한 양자 우위를 입증한 이번 성과는 양자 컴퓨팅이 실제 문제 해결에 적용되는 첫 현실적 사례로 나아가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한 이정표입니다.
구글 퀀텀 AI 양자 하드웨어 로드맵

앞으로 완전한 규모의 오류 정정 양자 컴퓨터로 확장됨에 따라, 구글은 이와 같이 실질적이고 유용한 응용 사례가 더 많이 등장할 것으로 기대합니다. 현재 구글은 양자 하드웨어 로드맵의 세 번째 목표인 ‘오래 지속되는 논리 큐비트(long-lived logical qubit)’ 구현 달성에 집중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