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미나이 해커톤 김용규 님: “스스로 방어하고 진화하는 AI 구현”
지난 2월 28일, 서울에서 구글 최신 AI 모델 ‘제미나이 3(Gemini 3)’를 활용해 실제 서비스를 구현하는 '제미나이 3 서울 해커톤(Gemini 3 Seoul Hackathon)'이 성황리에 개최되었습니다. 이번 대회는 총 1,515명의 지원자 중 사전 심사를 통과한 219명의 실력 있는 개발자들이 참가해, 개인 및 팀(최대 4인) 단위로 총 111개의 혁신적인 프로젝트를 최종 제출했습니다. 특히 단순한 아이디어 구상을 넘어, 행사 당일 구글 클라우드 플랫폼(GCP) 상에서 실제 구동 가능한 애플리케이션을 완성해야 하는 ‘프로덕션 스프린트(The Production Sprint)’ 테마로 치열한 경합이 벌어졌습니다.
에이전틱(Agentic) 기술과 제미나이 3의 추론 역량을 극한으로 끌어올려 치열한 경쟁 속에서 최종2위 수상의 영예를 안은 김용규 님을 만나, 그의 혁신적인 프로젝트와 생생한 개발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어보았습니다.
Q.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김용규 님: 안녕하세요. 저는 GS네오텍에서 AI 솔루션 엔지니어(AI Solutions Engineer)로 근무하고 있는 김용규입니다. 현업에서 많은 고객사분들이 관심을 가지시는 AI 에이전트 관련 컨설팅과 설계, 개발 업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업무 특성상 자연스레 AI 에이전트와 자율적으로 동작하는 시스템 설계에 많은 관심을 두고 연구 개발을 진행해 왔습니다.
‘제미나이 3 서울 해커톤’에 참가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단순히 AI 모델을 사용하는 수준을 넘어 ‘차세대 AI 에이전트를 실제 서비스 형태로 구현해 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특히 제미나이(Gemini)의 압도적인 추론 능력과 멀티모달 기능을 활용하면 기존 LLM 기반 서비스와는 완전히 다른 형태의 애플리케이션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 판단했고, 이 가능성을 현장에서 직접 실험해 보고 싶어 도전을 결심했습니다.
Q. 1인 팀으로 진행하신 특별한 이유나 장점이 있었나요?
김용규 님: 평소 AI 시스템을 설계하거나 프로토타입을 만드는 일을 자주 하기 때문에, 아이디어 구상부터 최종 구현까지 빠르게 의사결정을 내리며 개발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개인 참가 방식이 오히려 제게 큰 장점이 될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단 하루라는 매우 제한된 시간 안에 실제로 동작하는 서비스를 만들어야 했기 때문에 아키텍처 설계부터 모델 활용 방식의 최적화, 인프라 배포에 이르는 전체 스택을 직접 컨트롤하며 빠르게 반복 개발(Iteration)을 거치는 전략을 취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이러한 방식이 제한 시간 내 프로젝트의 완성도를 크게 높이는 데 주효했다고 생각합니다.
Q. 서비스의 핵심 기능은 무엇인가요?
김용규 님: 제가 개발한 프로젝트는 '자율적으로 진화하는 보안 AI 에이전트 시스템'입니다.
최근 AI 시스템이 산업 전반에 빠르게 확산되면서, 프롬프트 인젝션이나 모델 취약점 공격처럼 AI 자체를 표적으로 삼는 새로운 방식의 공격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제 프로젝트는 바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설계되었습니다.
핵심 개념은 상호작용하는 에이전트 구조에 있습니다. 공격 패턴을 스스로 생성하고 테스트하는 '공격자 에이전트(Adversarial Agent)'와, 그 공격을 분석해 방어 전략을 생성하는 '방어자 에이전트(Defense Agent)'가 핵심 역할을 합니다. 이 두 에이전트가 반복적으로 상호작용하며 서로 공방을 주고받고, 그 과정에서 보안 전략을 시스템 스스로 진화시키는 구조입니다. 즉, 사람이 일일이 시스템 취약점을 찾지 않아도 AI가 자체적으로 공격과 방어 시뮬레이션을 반복하며 보안 정책을 지속해서 개선하는 시스템을 구현하는 것이 목표였습니다.
Q. 제미나이를 어떻게 활용하셨나요?
김용규 님: 프로젝트의 뼈대가 된 제미나이의 가장 강력한 기능은 단연 '추론 능력(Reasoning Capability)'이었습니다.
보안 테스트를 자동화하려면 단순한 텍스트 생성이 아닌 매우 복잡한 다단계 사고 과정(Multi-step Reasoning)이 필수적입니다. 공격 시나리오를 창의적으로 생성하고, 발견된 취약점을 분석한 뒤, 방어 전략을 설계하고, 마지막으로 테스트 결과를 기반으로 전략을 다시 수정해야 하니까요. 제미나이는 이러한 다단계 사고 과정을 비교적 매우 안정적으로 수행해 주어, 에이전트 기반의 구조를 구현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기존 모델들과 비교했을 때 특히 인상 깊었던 점은 '긴 컨텍스트(Long Context) 환경에서의 안정성'이었습니다. 복잡한 시스템 상태와 방대한 프롬프트를 한 번에 입력해도, 제미나이는 길을 잃지 않고 문맥(Context)을 정확히 유지하며 응답을 생성해 냈습니다. 이 부분이 실제 구동 가능한 에이전트 시스템을 개발하는 데 있어 가장 큰 무기였습니다.
‘제미나이 3 서울’ 해커톤 2위 김용규 수상자의 보안 AI 에이전트 시스템 데모 화면
Q. 개발 과정에서 안티그래비티(Antigravity)나 AI 스튜디오(AI Studio) 등 구글의 AI 툴을 활용하셨는데, 어떤 툴이 가장 유용했나요?
김용규 님: 기획과 개발, 두 단계에 맞춰 각기 다른 도구가 제 몫을 톡톡히 해냈습니다.
우선 기획 단계에서는 ‘AI 스튜디오(AI Studio)’가 매우 유용했습니다. AI 서비스를 설계할 때는 모델이 어떤 논리로 추론하고 어떤 결과를 내놓는지 빠르게 실험해보는 과정이 필수적입니다. AI 스튜디오(AI Studio)를 통해 다양한 프롬프트와 시나리오를 즉각적으로 테스트하며 모델의 반응을 확인했고, 이를 바탕으로 공격·방어 에이전트 간의 역할과 상호작용 구조를 구체화하는 핵심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반면, 본격적인 개발 단계에서는 에이전틱 플랫폼 ‘안티그래비티(Antigravity)’가 가장 큰 역할을 했습니다. 제 프로젝트는 단순 챗봇이 아니라 여러 에이전트가 반복적으로 통신하고 분석을 수행하는 복잡한 구조였습니다. 안티그래비티는 이러한 에이전틱 워크플로우를 구성하고 관리하는 데 최적화된 환경을 제공해 주었습니다. 덕분에 복잡한 로직을 비교적 빠르게 프로토타이핑하여 당일 배포 가능한 시스템으로 완성할 수 있었습니다. 요약하자면 AI 스튜디오에서의 빠른 아이디어 실험 후, 안티그래비티를 통한 에이전트 시스템 구현이라는 개발 흐름이 시간적 압박이 컸던 해커톤 환경에서 최고의 효율을 발휘했습니다.
Q. 가장 큰 기술적 고비는 무엇이었나요?
김용규 님: 가장 큰 난관은 AI 에이전트 간의 상호작용 구조를 무한 루프에 빠지거나 엉키지 않게 안정적으로 설계하는 것이었습니다. 단순히 API를 한 번 호출하는 것이 아니라, '공격 생성 → 방어 생성 → 결과 평가 → 전략 업데이트'라는 4단계 과정이 꼬리물기 식으로 반복되는 루프 시스템을 구축해야 했기 때문입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에이전트들의 역할을 더욱 명확하게 쪼개고 분리했습니다. 각 단계의 출력(Output)이 다음 단계의 입력(Input)으로 자연스럽고 명확하게 이어질 수 있도록 파이프라인의 구조 자체를 대대적으로 수정하며 문제를 극복했습니다.
Q. 행사 당시 구글 딥마인드 엔지니어 및 구글 개발자 전문가(GDE)의 기술 지원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조언은 무엇이었나요?
김용규 님: "복잡한 시스템일수록 가장 작은 동작 단위를 우선 완성하라"는 조언이 뇌리에 깊게 박혔습니다. 해커톤 같은 제한된 환경에서는 처음부터 완벽하고 거대한 아키텍처를 설계하려 욕심내기보다, 핵심 기능이 완벽하게 구동되는 최소 기능 제품(MVP)을 먼저 구현한 뒤 점진적으로 살을 붙여 확장해 나가는 접근 방식이 훨씬 효과적이라는 멘토링이었습니다. 이 조언 덕분에 헤매지 않고 결과물 배포에 성공할 수 있었습니다.
Q. Top 3 혜택으로 ‘구글 AI 퓨처스 펀드’ 창립자와의 멘토링 기회를 얻으셨습니다. 어떤 대화를 나누고 싶으신가요?
김용규 님: 크게 두 가지 관점에서 심도 있는 대화를 나누고 싶습니다.
첫째는 비즈니스적 관점입니다. 최근 AI 기술은 단순히 사용자의 질문에 답하는 수준을 넘어, 스스로 문제를 분석하고 작업을 완수하는 '에이전트 중심 구조'로 급변하고 있습니다. 이런 흐름 속에서 산업 전반에 어떤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가 열릴지, 단순한 모델 활용을 넘어 지속 가능한 수익 모델과 기술적 해자를 갖춘 AI 제품은 어떤 특징을 가져야 하는지 글로벌 리더의 인사이트를 듣고 싶습니다.
둘째는 기술적 관점입니다. 제가 이번에 구현한 것처럼 AI가 스스로 더 강력한 시스템을 개선해 나가는 'Self-improving AI (자가 발전 AI)' 시스템이 현실적으로 산업에 안착하기 위한 조건(자동화된 실험 환경, 신뢰성 있는 평가 메커니즘 등)에 대해 논의해 보고 싶습니다. 나아가 이러한 흐름이 장기적으로 AGI(범용 인공지능)를 향해 가는 과정에서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연구와 투자의 최전선에서는 이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묻고 싶습니다.
Q. ‘AI 네이티브’ 개발자로서 어떤 마음가짐을 가져야한다고 생각하시나요?
김용규 님: ‘결국 연습과 경험이 전부다’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요즘 AI 도구들이 너무 잘 나와서 개발이 쉬워졌다는 이야기를 많이 하지만, 실제로 제한된 시간 안에 닥친 문제를 해결해야 할 때 평소에 도구를 깊이 다뤄본 경험이 없다면 매우 당황하기 마련입니다.
진정한 AI 네이티브 개발자는 새로운 모델이나 도구의 '존재'를 아는 것에 그쳐서는 안 됩니다. 직접 부딪혀가며 많이 사용해 보고 한계까지 실험해 보며 '손에 익히는 과정'이 핵심입니다. AI 개발은 확률적 모델을 다루다 보니 예상치 못한 결과값이 자주 튀어나옵니다. 이때 빠르게 문제를 진단하고 방향을 트는 감각은 결국 평소에 얼마나 많이 만들고, 깨지고, 다시 시도해 보았는가에서 나온다고 생각합니다. 깊은 물에 뛰어들어 헤엄치는 연습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각인해 준 경험이었습니다.
Q. 마지막으로 동료 빌더(Builder)들에게 응원의 메시지 부탁드립니다.
김용규 님: AI 기술은 지금 이 순간에도 눈부시게 발전하고 있고, 앞으로 우리가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더 거대한 기회가 열릴 것입니다. 무엇보다 지금은 거대 인프라가 없는 개인 개발자도 강력한 구글의 AI 모델을 활용해 혼자서 실제 서비스를 뚝딱 만들어낼 수 있는 놀라운 시대입니다.
머릿속에 좋은 아이디어가 있다면 완벽한 기획이 나올 때까지 고민만 하지 마시고, 작고 투박하더라도 프로토타입을 당장 오늘 직접 만들어 보시기를 강력히 추천합니다. 만들고 부딪히는 그 과정 속에서 문서에는 없는 새로운 기술적 가능성을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AI 시대에는 바로 그러한 거침없는 '실험과 도전'이 가장 강력하고 압도적인 여러분만의 경쟁력이 될 것이라 확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