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미나이 해커톤 신재호 님: "문장 몇 줄이 30컷 스토리보드로!"
지난 2월 28일, 서울에서 구글 최신 AI 모델 ‘제미나이 3(Gemini 3)’를 활용해 실제 서비스를 구현하는 '제미나이 3 서울 해커톤(Gemini 3 Seoul Hackathon)'이 성황리에 개최되었습니다. 이번 대회는 총 1,515명의 지원자 중 사전 심사를 통과한 219명의 실력 있는 개발자들이 참가해, 개인 및 팀(최대 4인) 단위로 총 111개의 혁신적인 프로젝트를 최종 제출했습니다.
특히 단순한 아이디어 구상을 넘어, 행사 당일 구글 클라우드 플랫폼(GCP) 상에서 실제 구동 가능한 애플리케이션을 완성해야 하는 ‘프로덕션 스프린트(The Production Sprint)’ 테마로 치열한 경합이 벌어졌습니다. 에이전틱(Agentic) 기술과 제미나이 3의 역량을 극한으로 끌어올려 최종 단계까지 오른 영광의 3인을 만나, 그들의 프로젝트와 개발 스토리를 들어보았습니다. 이번 편에서는 문장 몇 줄로 고품질 웹툰을 생성해 내는 놀라운 서비스, '망스툰AI(MangstoonAI)'로 최종 3위를 수상한 신재호 님의 이야기를 전해드립니다.
Q.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신재호 님: 안녕하세요, 현재 AI 스타트업 '마인드로직'에서 엔지니어링 디렉터로 근무하며 대화형 AI 제품을 개발하고 있는 신재호입니다. 평소 업무와 개인 프로젝트에서 제미나이(Gemini) 모델을 워낙 많이 활용하고 있어 그 뛰어난 능력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특히 제미나이 생태계에서는 텍스트, 음성, 영상, 이미지, 음악까지 다룰 수 있는 영역이 무궁무진하기에, 해커톤 공고를 보자마자 평소 구상하던 아이디어를 하루 만에 실제 제품으로 구현해 낼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어 참가를 결심했습니다.
팀을 구성할 수도 있었지만, 현업에서 백엔드(BE)와 프론트엔드(FE), AI 파이프라인을 두루 다루고 있고 GCP 환경도 익숙했기 때문에 혼자서도 충분히 완성할 자신이 있었습니다.
Q. 수상 프로젝트 '망스툰AI(MangstoonAI)'는 어떤 서비스인가요?
신재호 님: 망스툰AI는 문장 몇 줄만으로 30컷 분량의 웹툰 스토리보드를 즉시 생성하는 웹툰 제작 대중화 툴입니다. 누구나 마음속에 재미있는 망상을 품고 자신이 이야기의 주인공이 되기를 꿈꿉니다. 사용자가 자신의 셀카 한 장과 짧은 이야기만 입력하면, 본인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30컷짜리 웹툰이 단 몇 분 안에 생성됩니다.
현재 한국이 선도하고 있는 웹툰 시장은 10조 원 규모 이상으로 성장했지만, 창작에는 여전히 막대한 비용과 시간이 소요됩니다. 저는 망스툰AI를 통해 그 진입 장벽을 무너뜨리고 제작 비용과 시간을 100분의 1 이하로 줄이고자 했습니다. 이 서비스의 핵심 기능은 크게 세 가지입니다.
- 구조화된 스토리 각본: 짧은 이야기를 5막 구조의 30컷 스토리보드로 분해하며, 셀카를 인식해 모든 장면에 동일한 외형의 캐릭터가 등장하도록 합니다.
- 높은 완성도의 웹툰 이미지: K-웹툰, 애니메이션, 코믹, 시네마틱 등 원하는 스타일로, 대사가 말풍선 안에 자연스럽게 배치된 결과물을 만들어 냅니다.
- 자연어 편집: 마음에 들지 않는 패널이 있다면 자연어로 수정을 요청해 원하는 형태로 해당 패널만 즉시 재생성할 수 있습니다.
Q. 이미지 생성 모델이 웹툰의 퀄리티를 좌우했을 텐데요. 기존 모델과 비교했을 때, 제미나이 생태계의 어떤 모델과 기술이 가장 핵심적으로 활용되었나요?
신재호 님: 가장 핵심적인 동력은 바로 '나노 바나나 2(Nano Banana 2, Gemini 3.1 Flash image)'의 강력한 멀티모달 생성 능력이었습니다. 기존 이미지 생성 모델들과 비교했을 때 가장 크게 체감된 차이점은 '텍스트 렌더링 품질'이었습니다. 이미지 위에 한글 텍스트를 깨짐 없이 그리는 것은 기존 모델들이 늘 어려워하던 숙제였습니다. 하지만 나노 바나나 2는 높은 퀄리티의 이미지를 유지하면서도 말풍선 안에 대사를 정확한 위치에, 아주 자연스럽게 배치해 냈습니다. 별도의 추가 작업 없이 한번에 아름다운 결과물이 나온다는 점이 결정적인 차이이자 무기였습니다.
Q. 구글의 최신 개발 툴인 에이전트 개발 키트(ADK) 등도 활용하셨다고 들었습니다. 개발 과정에서 어떤 도움을 받으셨나요?
신재호 님: 구글 ADK(Agent Development Kit)가 정말 큰 역할을 했습니다. 망스툰AI는 단일 모델이 아닌, 여러 모델이 협업하는 복잡한 구조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제미나이 3.1 프로(Pro)가 오케스트레이터(Orchestrator)로서 전체 흐름을 진두지휘하고 제미나이 3 플래시(Flash)가 프롬프트를 최적화하며, 최종적으로 제미나이 3.1 플래시 이미지가 이미지를 생성하는 멀티 모델 파이프라인입니다. 에이전트(Agent), 툴(Tool), 멀티 스텝(Multi-step) 등 개발자가 직접 구현했다면 매우 복잡했을 로직을 ADK 덕분에 아주 깔끔하고 손쉽게 구현할 수 있었습니다.
Q. 단 하루 만에 배포를 마쳐야 하는 일정이었는데, 가장 큰 기술적 고비는 무엇이었나요?
신재호 님: '품질'과 '속도' 사이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 가장 큰 난관이었습니다. 웹툰은 컷(패널) 간의 스토리 연계와 캐릭터의 일관성이 생명입니다. 이를 유지하기 위해 한 컷씩 순차적으로 생성하면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려 해커톤 심사 시간 내에 데모를 시연할 수 없었고, 반대로 30컷을 동시에 생성하면 속도는 빠르지만 연결성과 일관성이 깨지는 모순이 있었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두 가지 전략적 접근을 취했습니다. 첫째, 입력된 셀카에서 '캐릭터 레퍼런스'를 먼저 확실하게 생성하여 모든 패널 모델에 동일한 지침으로 적용했습니다. 둘째, 오케스트레이터가 본격적인 이미지 생성 전에 30개 패널에 대한 상세 설명을 작성하고, 앞뒤 스토리 연계와 개연성을 충분히 설계하도록 지시했습니다. 이렇게 치밀한 뼈대 작업을 마치고 나니, 이미지 생성 자체는 30개를 병렬로 동시에 돌려도 완성도가 매우 높은 결과물이 도출될 수 있었습니다.
‘제미나이 3 서울 해커톤’ 최종 3위 수상자 신재호 님 발표 장면
Q. 이번 해커톤 입상 혜택으로 '구글 AI 퓨처스 펀드' 창립자와의 멘토링 기회를 얻으셨습니다. 이 자리에서 어떤 대화를 나누셨나요?
신재호 님: AI 시대에 접어들며 '창업자에게 요구되는 역량이 어떻게 달라졌는지'에 대해 물어봤습니다. 예전에는 훌륭한 제품 하나를 만들기 위해 큰 팀과 막대한 자본이 필수적이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혼자서도 훌륭한 서비스를 만들어낼 수 있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이러한 투자 환경의 변화 속에서, 펀드나 투자자들이 창업자를 바라볼 때 기술력 외에 어떤 역량을 핵심적으로 보는지, 그리고 빌더로서 어떤 시각을 길러야 하는지 깊이 있는 인사이트를 나눴습니다.
Q. 마지막으로, 이번 해커톤을 통해 깨달은 'AI 네이티브' 개발자로서의 마음가짐과 새로운 혁신을 꿈꾸는 동료 빌더들에게 전하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신재호 님: AI를 도구로 잘 활용하면 한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의 범위가 마법처럼 달라진다는 것을 이번 대회를 통해 온몸으로 느꼈습니다. 1~2년 전만 해도 팀 단위로 며칠이 걸렸을 제품을, 저 혼자 불과 몇 시간 만에 만들어 냈으니까요. 이건 제 개인의 능력이 아니라 AI라는 강력한 도구를 활용한 결과입니다. 'AI 네이티브' 개발자에게 가장 중요한 마음가짐은, 'AI가 어디까지 할 수 있고 어디서 한계를 가지는지 정확히 아는 것'입니다. 직접 깊은 물에 뛰어들어 써봐야만 그 경계를 알 수 있고, 그 경계를 아는 사람만이 AI에게 과감히 위임할 부분과 사람이 직접 해야 할 부분을 나누어 가장 빠르게 목표를 달성할 수 있습니다.
동료 빌더분들께는 세 가지를 조언해 드리고 싶습니다.
첫째, 안전한 범위 내에서 컴퓨터, 브라우저, 파일 시스템, API 등 AI에게 최대한 많은 권한을 줘 보세요. 놀라운 일을 해낼 것입니다.
둘째, 평소 시간을 많이 쏟는 반복적인 업무를 AI에 위임해 활용하는 감각을 빠르게 잡아보세요.
셋째, 그와 동시에 AI가 결코 대체할 수 없는 '나만이 할 수 있는 고유한 영역'을 찾는 고민을 멈추지 마시길 바랍니다. 저 역시 아직 그 답을 찾아가는 중이지만, 그것을 찾아가는 과정 자체가 AI 시대를 살아가는 빌더들의 진정한 여정이라고 생각합니다.
감사합니다!